Goodbye 2022년!
이번 연도는 정말 정신없이 지나갔던 한 해였다.
이번 년도 초에는 코로나가 조금 가시고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물론, 2022년 초부터 대면 수업을 진행하긴 진행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한 여파는 완전히 가시진 않았나 보다. 일요일마다 교회를 가는데, 코로나에 감염된 성도분들이 나오지 못할 때마다 아직도 코로나가 완전히 정복된 것은 아니라고 새삼 느꼈었다.
3월에 개강하고나서는 심적인 부담감이 심했다. 그 이유는 알고리즘 수업 때문이었다. C++언어를 다루지 않았고, C언어는 많은 부분에서 까먹었었는데 그 상태로 C++로 수업을 따라가려고 하니 정말 적응하기가 힘들었었다. 의외로, 2학년 때 고전을 면치 못했던 수학과의 전공과목은 오히려 재미있게 느껴졌다.
대수학과 위상수학을 수강신청해서 들었었는데, 이 수업들은 정말로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알고리즘이 오히려 문제였다. 정확히 이야기 하자면, 알고리즘도 알고리즘이지만, C계열 언어의 활용이 어렵게 느껴졌었다. 하지만 알고리즘 수업을 모두 C계열의 언어로 진행하다 보니, 어느 쪽이나 나에게는 모두 어렵다고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알고리즘 수업을 듣다가 첫 과제가 나갔는데, 내가 감당 못할 만큼 너무 어려웠었다. 게다가 이 수업은 한 번이라도 과제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는다면 F를 맞는 수업이다.
우리 학교는 드랍 제도가 존재하지 않는다. 때문에 이대로 가면 F학점을 받을 것이 눈에 뻔하게 그려졌다.
2년 동안 비대면 수업만 진행하다 처음으로 맞은 대면 수업을 다니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내는 나에게는 너무나도 힘든 시간이었다. 2학년 때, 평소에도 진지하게 휴학 생각을 한번씩 해왔던 나였기에, "이번 연도는 휴학을 해보자"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인생 첫 휴학을 3월 말에 결정했다.(정확히 말하면 중도 휴학이지만...)
휴학을 하기로 결정한 당일, 1년 휴학을 하기로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곧바로 다음날 휴학계를 제출하고 학교를 떠났다.
이렇게 빠른 실행을 한 이유는 바로 등록금 중도 환수문제 때문. 3월 마지막 날까지는 등록금의 5/6을 되돌려준다고 했기 때문에 최대한 빠르게 결정했다. 늦게 고민하면 늦게 고민할수록 돈만 낭비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휴학을 시작하고 나서, 4월 초에는 못 봤던 애니를 정주행 하기도 하고 푹 쉬기도 했다.
이때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를 처음부터 끝까지 정주행 한 시기이기도 하다. 또한, 소드아트 온라인 4기를 본 시기이기도 하다. 그 외에도 예전에 봤었던 목소리의 형태도 다시 봤다.
애니를 본격적으로 보기 시작한 때는 이번 연도 1월부터였다. 할게 너무 없기도 하고, 심심하기도 해서 보기 시작했다. 사이키 쿠스오의 재난도 이때 봤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애니는 청춘돼지 시리즈였다. 솔직히 처음 들었을 때는 이름 때문에 거부감이 생겼었는데, 내 새벽 감성을 제일 뒤흔들었던 애니라 기억에 남았었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분이라면 이름때문에 거르지 말고 꼭 보시길...
암튼 그렇게 재밌게 푹 쉬고 나서, 4월 중반(4월 12일)부터 알고리즘 공부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휴학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알고리즘 수업 때문이었으니, 알고리즘을 배우면 그나마 낫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휴학을 하고 나서, 나는 여러 계획들을 세웠었는데, 첫 번째가 알고리즘 공부, 두 번째가 C++언어 공부, 세 번째가 선형대수 공부, 네 번째가 머신러닝 배워보기였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계획들을 많이 세웠고, 여행 가기도 그중 하나였다.
이러한 목표들을 세우고 나서, 가장 흥미 있어하고, 제일 먼저 하고 싶어 했던 것이 알고리즘 공부였기에 바로 시작했다.
근데, 지금 되돌아보니 알고리즘 공부를 C++로 시작할 걸 하는 후회가 든다. C++로 시작하지 않고 계속 파이썬으로만 문제를 풀다 보니, C++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그러니깐, 휴학 계획 중 두 번째를 거의 실천하지 못한 것이다.
나머지 계획들은 잘 실천했냐?고 묻는다면, 나는 첫 번째 계획만 잘 해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첫 번째 계획도 잘 해내진 않고, 한 반절정도만 해냈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 후회되긴 하지만... 어쨌든 이만큼의 업적을 이룬게 어떠한가! 조금의 발전이 있으면 다행인 것이다.
각설하고. 백준 BOJ계정은 가지고 있었지만 사용하지는 않고 있었기 때문에 이걸 활용하여 문제를 풀어보자고 생각했다.
파이썬으로 문제풀이를 시작했고, 파이썬도 굉장히 오랜만에 사용하는 터여서, 처음 한 1~2주 동안은 파이썬으로 브론즈 문제만 계속 풀기 시작했다.
초반이라 굉장히 빠른 속도로 티어가 올랐고, 브론즈 2에서 시작하여 5월 1일 날 첫 골드 5를 달성했다. 그니깐 3주 정도만에 골드 티어를 달성한 것이다. 굉장히 뿌듯해했고, 이때 굉장히 재미있어하던 시기였다.(풀면 풀수록 티어가 쭉쭉 올라가니...)
이후 5월 12일 골드 4 달성, 6월 18일 골드 3 달성, 7월 5일 골드 2 달성, 8월 22일 골드 1 달성, 10월 19일 플레 5 달성, 12월 31일 플레 4 달성을 기록했다.
되돌아보니, 초반의 나는 문제를 많이 풀었다 뿐이지, 알고리즘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거나 하는 문제를 푼 것은 아니었다. 때문에 골드 3 달성하고 나서는 본격적으로 "알고리즘"이라고 부를 수 있는 DFS, BFS류의 문제를 풀었다. 그 전에는 수학과 관련된 문제들을 풀거나 단순 구현문제를 계속 집중적으로 풀었다면, 골드 3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알고리즘"문제를 풀기 시작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후, DP문제나 냅색, 그리디, 유니온 파인드, CCW, 선분교차판정 등등의 알고리즘 태그가 달린 문제를 풀었다.
제일 힘들었던 구간은 골드 1에서 플레 5로 도달하는 구간이었다. 플레티넘을 찍고 싶었지만 레이팅을 올리기가 정말 힘들었다. 새로운 알고리즘을 배울 수밖에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도움이 되는 다른 그래프 알고리즘을 공부할걸..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때 당시만 해도 나는 구현을 잘 못했던 시절이어서 뭔가 수학적인 알고리즘을 좋아했고, 그래서 구현이 적지만 이해만 한다면 풀 수 있는 류의 알고리즘을 배우고자 했다.
그래서 찾은 알고리즘은 스프라그-그런디 정리이다. 기본 난이도가 플레티넘 4에서 시작하는 문제들이 많아서 이해만 한다면 쉽게 레이팅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해를 해보려고 노력을 시작한 시기는 7월쯤이었으나, 그때 당시에는 이해가 잘 안돼서 중간에 접었다가, 이후 9월에서 10월 넘어가는 사이쯤 다시 이해해보려고 공부를 했었다. 이후 이해를 해서 스프라그-그런디 정리 태그가 달린 문제들을 많이 풀었었다.
그때 레이팅이 많이 올랐었고, 플레 5를 달성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봐도 뿌듯한 기분이 남아있다.
이후 레이팅에 대한 집착은 많이 사라졌었다. 대신, 내실을 다지자고 생각했다. 때문에 랜덤 디펜스를 많이 진행했고, 내가 풀고 싶은 문제들을 많이 풀었었다. 플레로 승급해서 가장 좋았던 점은, 내 의견이 기여가 돼서 난이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지금도 꾸준히 문제를 풀면 기여를 하고 있다.
11월 말에는 같은 그룹원 분의 추천으로 앳코더를 하기 시작했다. 1주에 한 번씩 열리는 경쟁적 프로그래밍 대회 사이트인데, 시작한 후 한 달이 되었을 때 브라운을 달성했다.(그러니까 4번 대회 참여함) 꽤나 최근의 일이라 더욱 기억에 남는다.
어쩌다 보니 차근차근 레이팅이 올랐고, 연말 거의 끝무렵이 돼서 플레 4로 승급할 수 있었다.
Solved.ac 사이트가 내 알고리즘 공부 자극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 사이트의 개발자 분에게 항상 감사하고 있다. 또, 나와 알고리즘을 같이 공부하자고 한 친구에게도 정말 감사하다. 그 친구와 같이 공부하자고 4월 초에 이야기를 해서 smallighter 그룹을 만든 후, 지금 그룹이 점점 성장해 약 30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이 함께 공부하고 있다. 이 그룹원 분들에게도 항상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내 일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 과외를 받는 중3친구가 6월 기말고사 때 수학 만점을 받은 일 또한 기억난다. 그 일 덕분에 지금까지 계속 과외가 끊기지 않고 지속되고 있는 것 같다.
또, 생전 처음으로 부모님의 소개를 받아 SAT과외를 진행해 보았다. 7월쯤 시작해 약 2달간 진행했는데, 첫 번째 SAT에서는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그래도 이후 시험에서는 좋은 결과를 얻어 대학에 합격하여 내 마음도 덩달아 뿌듯했다.
또, 여름 방학 시기 때는 동시에 구청 알바도 했었는데, 이때 과외도 하고, 알바도 하고, PS활동도 하느라 제일 바빴던 시기였던 것 같다. 10월부턴 하는 일이 과외 하나로 줄긴 했지만, 그 과외를 주 4회로 시간을 늘렸기 때문에 지금도 물론 바쁘다. 되돌아보니, 지금보다는 그때가 더 바빴던 것 같긴 하다.
어쨌든... 나의 휴학 생활은 이렇듯 PS와 과외로 요약되었다. 사실 바깥에 나간 적도 거의 없었고, 나간다고 해도 오랜만에 친구 얼굴 한두 번씩 보는 거여서 뭐라고 할 거리가 되지 않는다. 그나마 기억에 남는 건 내 오랜 친구가 군대 간 거. 설명하자면 길지만... 나는 내 친구가 정말 잘 되고 변화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번 연도도 참으로 감사하다. 이번 연도엔 내가 무엇인가 하는 자아성찰도 많이 할 수 있었고, 어느 정도 나의 가치관이 확립된 시기이기도 하다. 2023년도 힘내길. 그리고 이 글을 읽고 있는 분과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잘 해내기를 바랄 뿐이다.
신년의 나는 더욱 발전된 나로 거듭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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