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감상록(책, 음악, 만화, 애니, 영화 등등)

[애니 리뷰] 블루 피리어드 1기

728x90

현재 넷플릭스에서 독점적으로 서비스하고 있는 애니 작품으로, 이전부터 관심있어하던 애니이기도 해서, 최근에 한국에 들어왔다고 하길래 기대하며 봤다.

결론적으로 이야기를 하자면, 내용이 내가 상상하던 것 보다 더욱 의미 있었고 여운에 남았던 작품이였다.

작화가 좋다거나, 움직임이 부드럽지는 않았지만, 내용면에서 많은 점을 생각하게 해준 작품이였다.

개인적으로 기회가 된다면 만화책으로도 원작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별점으로 따지면 10점 만점 중 8점정도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주인공 야구치는 진로에 대한 방황을 겪던 중, 우연한 기회로 미술에 깊이 빠지게 된다. 그리고 도쿄 예대로 진학한다는 마음을 굳게 먹는다.

1기에서는 야구치가 도쿄 예대 수험생활을 겪는 과정을 그려냈다. 누구나 한번쯤 인생에서 겪어봤을 법 한 수험생활. 그 중에서도 "미대"에 관한 수험생활 이야기지만, "수험 생활"이라는 누구나 겪는 어려움은, 누구나 쉽게 공감할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내용을 보다보면, "그땐 그랬었지"하며 공감할 때가 많았었다.

 

사실, 이미 대학생이 된 나로써는 야구치의 수험생활보다는 야구치가 가지고 있는 내면의 "열등감"의 존재에 대해 깊이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야구치의 성격은 자기 스스로에게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성격으로, 작중 행적들을 보면 자신감이 결여된 모습들을 볼 수 있다. 만약, 생판 그림을 처음 그려본 사람이 1년 동안 그림을 배워서 예대에 지원할 만큼의 실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만약에 그렇게 실력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 사람이 확실히 그림에 소질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야구치는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학원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칭찬에 굉장히 쑥쓰럽고 약한 모습을 보여줬고, 심지어는 자신이 천재라고 생각하는 친구에게로부터 칭찬을 받았을 때에도 너무나 감격스러워서 눈물까지 흘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정말 자신이 그림에 소질이 있다고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저렇게 예상치도 못한 반응을 보이지도 않았을 것이다.

 

난 이런 성격의 근본적인 원인은 "열등감"이라고 생각했다. 흔히들 열등감이라고 하면 열등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만을 떠올린다. 하지만, 야구치는 그러지 않았다. 자신 속에 존재하는 열등감을 연료로 삼아 더욱 더 노력하는 "노력파"였다. 작품 초반에도 자기 자신을 "천재"가 아닌 "노력파"라고 이야기 하지 않는가.

 

이런 야구치의 모습을 보며 나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나도 야구치와 굉장히 비슷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마음 한켠에 늘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못난 점을 찾는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나는 대학에 들어와서 이런 열등감이 심해진 때가 있었다. 2학년 전공수업때, 나보다 나이가 어린 동기가 나보다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그것을 넘어서 정말 "수학을 잘한다"고 느꼈을 때 심적으로 힘들었었다. 나는 이렇게 힘들게 과제하고, 힘들게 공부하는데, 그 친구는 정말 쉽게 쉽게 해내는 것 같아서 너무나 부러웠었다. 한편으로는 그렇게 되지 못하는 나였기에, 뭔가 내 자신이 조금 초라하게 느껴지기도 했었다.

 

나는 이게 지속이 되다보니, 어느 샌가 그 친구를 절대 극복할 수 없다고 생각했고, 그냥 나는 나 대로 묵묵히 내 할 일을 하며 살아가기로 결심했었다. 여기서 야구치와 나의 다른점이 생긴다. 야구치는 "천재"라고 생각이 되는 친구를 정말로 부러워 하면서, 동시에 그 친구를 넘으려고 어떻게든 안간힘을 쓴다. 그 과정 속에서 야구치는 무서울 만큼 성장하게 되고, 결국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고야 만다.

 

열등감을 원료로 삼아 불타오른 것이다.

 

나도 그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