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적고있는 시점은 오후 5시. 집에 막 도착해서 바로 글을 적고있다.
밤을 새서 피곤하긴 하지만 그래도 지금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이 감정을 바로 적어야 될 것 같아서 글을 작성해본다. 글이 이리저리 마구 두서없이 쓰여있어도, 양해를 바란다.
오늘로써 내 마지막 기말고사가 마무리 되었다.
초등학교는... 기억도 안난다. 중학교 때도 졸업 시즌 때는 그저 마냥 신나게 놀았던 것 같다. 고등학교도. 대학에 붙었다는 결과가 나온 이후로는 별 생각을 안했던 것 같다.
그리고 지금 나는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다.
이제 정말 종강을 했다. 시간이 빠르다... 시간이 빠르다... 매일 말로 이야기를 했지만 정말 이번만큼 빠르게 다가온 적은 처음인 것 같다.
어렸을 때의 나는 어른이 되어서 무엇을 하고 살고 있을까에 대해서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막연하게 그냥 누구도 부러워할 능력있는 사람으로 나를 꿈꿨던 것 같다.
지금의 나는 그때에 비해 많이 가치관이 바뀌긴 했다. 이전에는 남들을 좀 의식했지만, 지금은 나 자신을 더욱 의식하게 된다.
그냥 그저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할 뿐이다.
어쨌든. 말이 좀 새긴 했는데... 졸업 시즌을 앞두면서 너무나도 두려움이 앞섰다. 여기서 자세하게는 못적지만, 나도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어서 하루라도 빨리 취업을 해야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있었다.
나는 수학과인데, 수학과 전공을 살리면서 취업하는 일은 힘든 일에 가깝다. 수학과 관련된 금융이나, 컴퓨터나, 다른 쪽으로 간다면 도움이 될 순 있겠지만, 그 말은 곧 수학 하나 만으로는 뚜렷한 무기가 되기 힘들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했는가, 하면... 평소의 내가 했던 공부, 학교에서 이중 전공으로 했던 것 모두 컴퓨터 쪽이기 때문에 컴퓨터와 관련된 능력들을 길렀어야 했었다.
나는 나 스스로 생각할 때, 컴퓨터 전공을 듣긴 했지만 말 그대로 "들었다"수준이고, 내가 이것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라고 이야기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컴퓨터는 내가 스스로 뭔갈 만들어보고 기록으로 남겨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난 실제로 뭔갈 만들어 본 경험이 없었다.
돌려 말하긴 했지만, 난 개발자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나도 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4학년 2학기 되서 후회하게 된 것이다.
평소 PS는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PS일 뿐, 거기서 더 나아가질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나 스스로도 알고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두려움을 가졌었다.
그리고 개발자라는 직업이 나에게 정말 맞을지도 의문이긴 했다. 지금까지 내가 들었던 컴퓨터 전공들 중 내가 재미있게 들었던 컴퓨터 전공은 코딩하고는 거리가 멀었던 과목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불확실한 면도 있었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밥도 잘 벌어먹고 살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 이런 면에는 신중했다. 하지만 주변 상황이 그러지 못하도록 만들고 있었다.
그러던 중 싸피에 신청을 한 것이다.
지난 학기 때에도 데이터 활용 관련 공모전도 있었는데, 나가보자! 하고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 기간이 지나간 것을 깨닫고 못하게 된 적이 있었는데, 싸피를 우연찮게 검색하다가 지원 기간임을 보고 신청을 하게 된 것이다. 더 이상 뭔갈 미루고 결정해선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즉흥적으로 신청한 감도 없지 않아 있다. 물론 능력을 길러보자라는 면에서 싸피를 신청한 것도 있긴 하지만...
지난 주 수요일에는 싸피 인터뷰를 봤었고, 이번 주 중에 결과가 나온다는 사실을 소문으로 들었었다.
그리고 이번 주는 기말고사가 있는 기간이었다.
월요일부터 오늘(목요일)까지 하루에 하나씩 기말고사가 있었다.
공부가 되었을까? 가뜩이나 졸업을 앞두고 있어서, 고등학교 올라가는 중3마냥, 대학교 입학을 앞둔 고3마냥 들뜬 마음인데, 싸피의 결과를 기다려야하는 상황이니...
월요일 화요일에 시험보는 과목(확률 및 랜덤 과정, 운영체제)들은 그래도 이전에 했던 습관처럼 밤을 새며 공부를 했지만, 수요일에 시험보는 과목(프로그래밍 언어)은 너무 하기가 싫었다.
뭐 나만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출석 자율화가 되어있는 과목들은 수업을 대체적으로 제대로 안듣는 경향이 있다. 프로그래밍 언어도 그런 수업 중에 하나였고. 운체, 컴구, 확랜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학기 때 매 번 수업을 정상적으로 나가고 복습도 매 번 했던, 즉, 정상적으로 들었던 과목은 전자기학밖에 없었다.(내가 재미있어서 들었다)
뭐... 결국은 안하고 시험 보고, 그냥 내 마음은 F만 면하자라는 마인드로 바뀌었었다. 그랬더니 마음이 한결 후련해지더라.
오늘은 컴구랑 전자기학을 시험봤는데, 컴구도 출석 자율화 과목에, 녹강을 올려주는 과목이라 중간고사 이후로 수업을 거의 듣지 않았다. 그러면 상식적으로 성적을 올리려면 컴구만 주구장창 해도 모자라지 않겠는가? 게다가 컴구도 재수강 과목이고, 전자기학도 재수강 과목인데... 컴구는 중간때 평균보다 10점정도 더 맞았고, 전자기학은 만점받았으니, 논리만 따지면 컴구만 해야하는게 맞다.
근데 난 밤새면서 컴구만 해야한다는게 너무 지루하게 느껴져서, 그냥 내가 좋아하는 전자기학을 했었다. 평균 학점은 별로 좋지 않게 나오겠지만, 그래도 후회는 없었다.
전자기학 시험은 모두 다 적었고 꼼꼼하게 다 풀었다. 계산 실수만 하지 않았다면 이번에도 만점을 받지 않을까 싶다.(뭐 그래도 재수강 과목이라 A학점이 최대겠지만...)
기분좋게 끝나고 과 사람들 얼굴좀 보고 이야기좀 나누다가 3시에 싸피 발표난걸 봤다. 결과는 합격.
사실 홧김에 신청한 것도 있었지만 그래도 붙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고... 사실 졸업 이후에 뭘 할지에 대한 유일한 계획이 싸피밖에 없었기 때문에 답답한 부분이 있었는데, 오늘 결과를 확인하고 나니 얼떨떨하고 후련했다.
그래서 이제 뭐할거냐, 에 대한 내 질문이 하나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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