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PS가 가성비가 참 떨어진다고 느꼈다.
재작년 휴학 기간에 파이썬과 PS를 처음 접하면서 PS에 입문을 했는데, PS에 들이는 노력을 조금 줄이고 그 시간에 개발공부나 실질적인 프로젝트, 하다 못해 다른 수학공부를 했으면 조금 더 자기 발전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물론 PS를 하며 얻어가는 지식들과 사고력 증진 측면에서는 부정하지 않는다. 실제로 나는 2학년 때 정수론을 수강했지만, 그때 배웠던 내용보다 PS를 하며 배웠던 정수론 내용이 더 많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 이 생각을 하게 된 건, 내가 취업준비를 하면서였다.
아는 사람도 알겠지만, 나는 수학과에 재학 중인 사람이다. 수학과에서는 해석, 선대, 대수, 복소, 위상 같은 대학 수학들을 배운다. 나는 나름대로 학교에 재학하면서 열심히 공부했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졸업을 앞둔 지금 내가 이 지식들을 남에게 설명할 수 있을 만큼 잘 알고있냐? 라고 누군가가 물어본다면 나는 아닌것 같다고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동시에 이러한 학부 수학 지식들을 내가 잘 알고 있다고 해서 내가 일을 하는데에 이것들이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에 조금 회의감을 느꼈다.
최근에 이력서를 채우려고 하다보니, 내가 이력서에 쓸 수 있는 내용이 너무 없다는 걸 느껴버렸다. 나는 정말 재학하면서 나름대로 내 최선을 다해 공부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력서에 남는게 없다고 하니까 조금 씁쓸했다.
수학이 그런것처럼, PS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내가 무엇을 느끼고, 어떤 것에 대해 최선을 다한 경험이 남아있다는 사실은 있지만, 실질적으로 이력서같이 나를 짧게 보여줘야 하는 곳에서는 이러한 것을 표현할 수 없다. PS를 죽어라 파서 수상이라도 하면 수상실적이 남긴 하겠지만, 수상 실적을 받는 사람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니깐...
휴학할 당시에는 PS를 열심히 하면서 내가 나 스스로 "발전이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남들에게 보이기에는 그러지 않은 것 같다. 그 시간에 자격증이라도 따고 개발 공부라도 해서 프로젝트라도 했었으면, 더 많은 결과물이 있지 않았을까.
스트릭 1024일을 목전에 두고 있다. 1024일을 찍으면 더 이상 매일매일 문제를 푸는 일은 하지 않을 것 같다. 내가 내킬 때 간간히 한번 씩 할 것 같다. 지금은 억지로라도 브론즈를 풀며 이어나가고 있지만, 이게 전혀 의미가 없는 일이라는 것은 나 스스로도 알고 있다. 그냥 나의 욕심인거지.
그냥 졸업을 앞두니깐 뻘생각들이 막 드네. 앞으로 결과물을 낳는 일들을 해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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